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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두 등급은 올라야 '공부 좀 했다'고 말하는 아이들

2026.08.20약 5분

학생들은 성취의 문턱이 너무 높습니다. 두 등급은 올라야, 1등급은 돼야 "공부 좀 했다"고 말합니다. 저는 그 문턱을 낮추는 일부터 합니다. 성적을 잠시 가리고, 오늘 무엇을 새로 해냈는지를 봅니다.

학생들에게 "요즘 공부 좀 했어?"라고 물으면 대부분 아니라고 합니다. 실제로 안 한 게 아닙니다. 학생들 안에는 성취에 대한 문턱이 있는데, 그게 너무 높거든요. 두 등급은 올라야, 아니 1등급은 돼야 "저 공부 좀 했어요"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아래에서는 아무리 해도 한 게 아닌 겁니다.

성적을 가리고, 오늘 해낸 것을 봅니다

그래서 저는 그 문턱을 낮추는 일부터 합니다. 성적을 잠시 가리고, 오늘 무엇을 새로 해냈는지를 봅니다. 국어를 잘하는 방법 전체를 놓고 보면 학생이 오늘 한 건 정말 작은 조각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그 조각을 놀라운 발견처럼 같이 이야기합니다. "이 정도 깊이로 하면 되는 거야, 너무 좋다." 그러면 학생이 다음에 또 해옵니다. 해온 건 말하고 싶어지고, 말하면 또 같이 봐주고. 그렇게 작은 성취가 쌓입니다.

이걸 왜 하느냐면, 사람은 성취를 싫어하지 않거든요. 문제는 성취를 느낄 기회가 학생들에게 너무 늦게 온다는 겁니다. 등급이 오르기까지 기다려야 성취라면, 그 사이 몇 달을 학생은 "나는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로 보내야 합니다. 그 시간이 길어지면 시도 자체를 멈춥니다. 반대로 오늘 한 작은 행동을 누군가 구체적으로 알아봐 주면, 학생은 "이런 것도 되는구나"를 알게 되고, 그 감각이 다음 시도를 가능하게 합니다.

옳은 말보다 안전하다는 경험이 먼저였습니다

이 방법을 처음 배운 건 제 동생을 가르치면서였습니다. 동생은 자기 상태를 드러내는 걸 무서워하는 편이었습니다. 모의고사를 봐주겠다고 하면 안 된다고 하고, 다음에 하자고 미루다가 울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저는 사실을 전달했습니다.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뭐가 문제인지 알 것 아니냐, 내가 뭘 못하는지 아는 게 공부의 시작이다. 맞는 말이었지만 통하지 않았습니다. 무서운 사람에게 옳은 말은 더 무섭게 들리거든요.

그래서 방법을 바꿨습니다. 학생이 스스로 나올 때까지 기다리되,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는 작은 성공 경험을 마련했습니다. 작은 것이라도 해낸 것을 크게 봐주는 경험입니다. 그렇게 하니까 동생이 조금씩 자기 것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옳은 말보다 안전하다는 경험이 먼저 필요했던 겁니다.

결과 대신 변화의 흔적을 말로 옮겨 주세요

학부모님께도 같은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등급이 오를 때까지 기다리지 마시고, 오늘 아이가 새로 해낸 작은 것 하나를 찾아 말로 옮겨 주세요. 어제는 답지부터 폈는데 오늘은 한 번 더 봤다든지, "모르겠어요" 대신 "여기부터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든지. 무조건 칭찬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결과가 아니라 변화의 흔적을 구체적으로 짚어 주시라는 뜻입니다. 이런 성취가 쌓여야 성적이 달라질 토대가 만들어집니다. 문턱을 낮추면 아이가 걸어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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