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공부하려면 재료가 셋 필요합니다
혼자 생각하려면 재료가 있어야 합니다. 저는 그 재료를 셋으로 봅니다. 생각할 재료가 되는 지식, 분석하고 사고하는 능력, 그리고 심리적 안정과 자기효능감입니다. 이 셋이 왜 같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학생이 책상에 앉아서 하는 말 중에 가장 흔한 것이 "뭐 하지?"입니다. 글을 잘 못 읽겠다는 건 알겠고, 잘 읽고 싶다는 마음도 있는데, 막상 앉으면 뭘 해야 할지 모릅니다. 저는 그런 학생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건 의지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살펴봐야 하는지에 관한 지식이 아직 부족하다는 뜻일 수 있다고요. 그러니까 지식을 찾으러 가면 됩니다.
케첩밖에 없으면 치킨너겟밖에 못 찍어 먹습니다
"뭐 하지?"에서 멈추는 건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재료가 없어서라는 뜻입니다. 요리를 하려면 재료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 냉장고에 케첩밖에 없으면 치킨너겟밖에 못 찍어 먹습니다. 혼자 생각하고 혼자 공부를 운영하려면 그만큼의 재료가 쌓여 있어야 합니다.
저는 그 재료를 크게 셋으로 봅니다. 첫째는 생각할 재료가 되는 지식입니다. 혼자 이야기할 만큼의 내용이 머릿속에 있어야 합니다. 둘째는 분석하고 사고하는 능력입니다. 문제점을 해결하고 싶을 때 "그럼 뭘 봐야 하지?"를 스스로 떠올릴 수 있는 힘입니다. 셋째는 심리적 안정과 자기효능감입니다. 해봐도 될 것 같다는 마음이 없으면 재료가 있어도 손을 대지 못합니다.
셋 중 하나만 없어도 잘 안 갑니다
이 셋이 왜 같이 있어야 하는지는 학생들을 보면 압니다. 오랫동안 다양한 학습 경험을 쌓은 학생은 이미 가진 지식이 많아서, 생각의 구조를 잡아주면 빠르게 나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셋 중 하나가 크게 부족하면 나머지 둘이 있어도 잘 안 갑니다. 지식은 많은데 분석하는 힘이 아직 없으면 문제만 풀고 끝나고, 분석하려는 마음은 있는데 지식이 없으면 재료가 없어 멈추고, 둘 다 있어도 "나는 안 될 것 같다"가 크면 시도를 안 합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에서 학생을 볼 때 이 셋 중 어떤 요소를 먼저 채워야 하는지를 봅니다. 같은 "국어를 못하는 학생"이어도, 지식이 부족한 학생과 자기효능감이 낮은 학생은 완전히 다른 공부가 필요하거든요. 앞의 학생에게는 알려주는 시간이 필요하고, 뒤의 학생에게는 기다려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냉장고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학부모님께 한 가지 여쭙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 냉장고에는 지금 무엇이 있을까요. 재료가 없어서 멈춘 아이에게 "왜 요리를 안 하니"라고 묻는 건 답이 안 나오는 질문입니다. 아이의 의지를 탓하기 전에, 지금 어떤 재료가 있고 어떤 재료가 부족한지를 먼저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무엇이 부족한지 보이면, 다음에 채울 것도 보입니다.
이 글과 함께 읽으면 좋은 글
한 반 9명, 토론은 3명씩 하는 이유
한 반은 아홉 명까지입니다. 그런데 아홉 명이 다 같이 토론하지는 않습니다. 두세 그룹으로 다시 나눕니다. 그리고 성적이 높은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일부러 섞습니다. 그 이유를 적어봅니다.
추천 대상우리 아이가 그룹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인 학부모님께
답을 빨리 찾을수록 공부는 얕아집니다
학생들은 답을 빨리 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과정을 건너뛰고 머리와 꼬리만 붙여 옵니다. 저는 끊어 읽기 하나를 만드는 데 2주가 걸렸다는 이야기를 그럴 때 합니다.
추천 대상왜 우리 아이는 빨리 답을 내려고만 하는지 궁금한 학부모님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