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말을 내 말로 바꾸는 데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이해가 안 되는 개념은 갑자기 가벼워지지 않습니다. 대신 내가 잘 아는 것으로 바꿀 수는 있습니다. 말바꾸기의 세 단계와, 도식화를 언제 써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경상수지라는 단어 앞에서 멈춰 버린 학생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과일에 대한 예시는 잘만 들던 학생이, 경상수지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개념 자체가 무겁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학생이 잘 모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주어진 개념이 갑자기 가벼워지는 일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두 번째 지점에 주목합니다. 내가 잘 아는 것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경상수지를 수출 흑자로 바꾸고, 더 쉽게는 동생이랑 거래할 때 내가 더 많이 팔면 이득인 상황으로 바꾸면, 같은 문장이 갑자기 읽히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것을 말바꾸기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유사한 단어로 바꾸는 것입니다. 결부라는 단어를 연관으로, 텀블러를 컵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그것의 의미를 가지고 바꾸는 것입니다. 컵과 텀블러는 액체를 담는 물건이니 "무언가를 담는 것"이라고 바꿔 읽으면, 그 단어의 용도와 의미가 더 잘 잡힙니다. 세 번째 단계는 구체적인 예시로 바꾸는 것입니다. 매도인을 두 번째 단계에서 "파는 사람"으로 바꿨다면, 세 번째 단계에서는 "내가 핸드폰을 판매한다"라는 나의 상황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세 단계를 매번 다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장의 특성이나 글의 갈래에 따라 어느 단계까지만 해도 충분한지가 달라집니다. 가벼운 문장은 유사어로 바꾸는 것만으로 충분하고, 법이나 경제처럼 무거운 개념이 도는 지문에서는 예시까지 내려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필요한 만큼만 내려가는 판단도 연습의 일부입니다.
도식화 이야기도 같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화살표를 그리고 표로 정리하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저는 도식화를 무조건 하는 공부로 보지 않습니다. 도식화는 한 지문에서 너무 많은 정보가 쏟아질 때 꺼내는 도구입니다.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무거운 정보를 가볍게 만드는 것은 말바꾸기가 도와주고, 복잡하고 많은 정보를 단순하게 만드는 것은 도식화가 도와줍니다. 지금 내 앞의 지문이 무거운 것인지 많은 것인지를 보고 도구를 고르는 것이지, 도구를 먼저 정해 놓고 모든 지문에 적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의 공부 자료를 볼 때 "도식화를 했는가"를 보지 않습니다. 이 지문에서 이 도구를 고른 이유가 있는가를 봅니다. 같은 이유로, 말바꾸기를 세 단계까지 다 했다고 칭찬하지도 않습니다. 이 문장에는 어느 단계까지가 필요했는지를 같이 이야기합니다. 도구는 상황에 맞게 골랐을 때 도구가 됩니다.
말을 바꾸는 연습이 쌓이면, 학생은 어려운 지문 앞에서 멈추는 대신 "이걸 내가 아는 무엇으로 바꿀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먼저 던지게 됩니다. 그 질문이 나오기 시작하면, 지문의 무게는 더 이상 학생을 멈추게 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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