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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공간
국어의 길

잘 읽고도 틀리는 학생은, 문제가 요구하는 것을 아직 보지 못한 것입니다

2026.07.19약 5분

잘 독해했다고 모든 문제가 풀리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가 요구하는 정보의 형태와 이해의 깊이를 파악하는 공부, 그리고 스킬과 운영의 단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문을 잘 독해했다고 해서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학생들은 대부분 읽으면서 편안했으면 이해했다고 느끼고, 이해했는데 틀렸으니 운이 없었다고 정리합니다. 저는 여기에 국어 공부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착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편한 상태와 이해한 상태는 다릅니다. 이 간극을 메우는 공부가 문제에 대한 공부입니다.

문제에 대한 공부는 문제가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저는 이것을 형태와 정도로 나눕니다. 형태란 문제가 요구하는 정보의 형태입니다. 지문에 있는 그대로의 정보를 원하는지, 표현은 바뀌었지만 내면의 의미가 같은 형태로 묻는지, 아니면 지문만으로는 알 수 없는 형태의 정보를 묻는지입니다. 정도란 요구하는 이해의 깊이입니다. 지문을 읽으며 "이 부분은 바구니에 크게 들어오지 않으니 가볍게 지나가자"라고 판단했던 부분을 문제가 깊게 묻는다면, 요구하는 만큼 되돌아가 이해해야 합니다.

이 형태와 정도에 따라 문제를 네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치 문제는 지문 그대로의 형태나 얕게 바뀐 형태로, 그 내용을 인지하고 있는지 묻습니다. 이해 문제는 같은 형태로 묻되 내면적 의미를 확실하게 이해했는지 묻습니다. 추론 문제는 아예 다른 개념의 형태를 가져와서, 지문이 준 개념들을 연결하고 추론해 판단할 수 있는지 묻습니다. 보기 문제는 새로운 내용을 주고, 그 내용과 지문의 연관을 어느 깊이까지 볼 수 있는지 묻습니다. 이렇게 나누어 놓으면 오답 분석의 질문이 달라집니다. "몇 번을 틀렸나"가 아니라, "나는 어느 유형의 어느 깊이에서 무너졌나"를 물을 수 있게 됩니다.

문제가 요구하는 형태와 깊이를 알았다면, 그다음이 스킬의 단계입니다. 지문을 읽기 전에 문제를 먼저 볼 것인지, 지문에 어떤 표시를 해 둘 것인지 같은 자기 전략을 세우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저는 획일적으로 가르치지 않습니다. 정해져 있는 것은 더 정확하게, 더 빨리 푼다는 목적뿐이고, 방법은 학생의 능력과 상황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시간에 대한 스킬 두 가지는 모든 학생에게 가르칩니다. 하나는 넘어가기입니다. 지금 바로 판단이 되지 않으면 그 문제를 붙잡고 있지 않고 넘어갔다가, 나중에 돌아와서 다시 푸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손가락 걸기입니다.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선지를 만나면, 그 아래 선지들의 정오 판단을 생략하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 시간을 아끼는 것입니다.

마지막이 운영의 단계입니다. 풀이 순서와 시험 전체를 어떻게 운영할지 점검하고 연습하는 최종 단계로, 실전 풀이를 반복하면서 나에게 맞는 최적의 상태를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모의고사에서 "시간에 쫓겨서 그냥 찍고 넘어갔다"는 말이 나온다면, 그것은 독해력의 문제이기 전에 이 운영의 단계가 아직 연습되지 않았다는 신호입니다.

읽는 힘과 푸는 힘은 겹쳐 있지만 같지 않습니다. 잘 읽고도 틀리는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지문이 아니라, 문제가 요구하는 형태와 깊이를 보는 눈, 그리고 그 눈을 시험 시간 안에서 굴리는 자기만의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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